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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삼성·LG의 페스타토토 전략이 불안해 보이는 이유세계적 빅테크 기업도 확실한 ‘수요처’ 갖고 도전… 기술과 시장의 한계 명확히 파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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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2025.02.2117: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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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타토토

인간형(페스타토토) 로봇이 새 전기를 맞고 있다. 세계적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페스타토토 개발에 뛰어들고 있거나, 혹은 뛰어들 계획을 밝히고 있다. 구글과 메타, 테슬라 등 세계적 기업은 물론 국내기업 삼성과 LG 등도 페스타토토 사업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중국에선 유비테크, 유니트리 등 다수 업체가 페스타토토 로봇을 앞다퉈 공개하고 있다.

페스타토토가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 건 아마도 2000년, 일본 혼다가 아시모(ASIMO)를 처음 선보인 이후부터일 것이다. 이후 국내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휴보’가 개발됐고, 이에 질세라 미국도 다양한 페스타토토를 선보이며 한·미·일 페스타토토 삼파전 양상을 보였다. 이 당시 페스타토토 기술 개발을 이끈 것은 대학, 국책연구기관 등 이른바 공공 영역이었다. 기업이 참전(?) 해도 대부분은 기술력 홍보가 목적이었다. 일본의 혼다나 도요타 등이 이런 이유로 페스타토토를 개발했다.

즉 당시엔 ‘기술을 선도한다’는 목적을 갖고 대학이나 연구기관, 일부 기업에서 연구개발이 이뤄졌다. 당시 미국 민간기업 보스턴다이나믹스도 페스타토토 ‘아틀라스’를 개발하긴 했다. 그러나 아틀라스의 전신(前身)인 ‘펫맨’ 개발 과정에서 미 국방부의 지원을 받았으며, 아틀라스조차 초기 모델은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로봇 경진대회 납품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군사기술 확보를 위한 정부 과제를 민간기업이 맡아 처리한 사례다.

그런데 근 수년 사이 민간 기업이 자체적으로 페스타토토에 달려들고 있다. 페스타토토 개발 기업들이 바라보고 있는 시장은 도대체 어디일까. 이 시장은 과연 현시점에서 성공 가능성이 있을까?

왜 자동차 기업이 페스타토토에 관심을 가질까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세계적 빅테크 기업의 페스타토토 도입 전략을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로봇을 어디다 쓸 것인지’를 사전에 결정하고 그 이후에 도입 전략을 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다. 테슬라가 페스타토토 모델을 처음 공개했을 때, 많은 로봇전문가들이 소위 ‘코웃음’을 쳤다. 이미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페스타토토 ‘아틀라스’는 백플립(뒤로 재주넘기)을 해치울 정도로 고도의 운동능력을 보여주고 있는데, 뒤뚱뒤뚱 걷는 것도 불안해 보이는 로봇을 자랑스럽게 공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난 지금 테슬라의 전략에 이견을 보이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운동 성능에 집중하기보다는, AI를 접목해 현실에서 쓸모 있는 로봇을 만들겠다’는 전략을 실천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페스타토토를 실제로 자사가 생산하는 전기차 공장에서 ‘일꾼’으로 쓰겠다고 했다. 그리고 실제로 공장에서 일을 하는 모습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최근엔 단점이던 운동 능력도 크게 보완되어서 얼마 전엔 급경사 흙바닥을 걸어 다니면서도 중심을 잡는 능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큰 강점은, 테슬라의 경우 페스타토토 개발과 유통에 필요한 모든 조건을 자체적으로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인공지능(AI) 기업 ‘xAI’ 역시 보유하고 있으며, 이곳의 AI 개발 역량은 세계 정상급이다. 즉 테슬라는 로봇 몸체를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로봇에 필요한 고성능 AI도 만들 수 있으며, 이렇게 만든 로봇을 테슬라 전기차 공장에서 안정적으로 쓸 수 있다. 테슬라의 페스타토토 전략에 대해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할 수 있는 건 이 때문이다.

비슷한 전략을 빅테크 기업에서 의외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AI 강자인 구글도 최근 페스타토토 분야에 발을 들여놓았다. 파트너사는 ‘앱트로닉’이다. 페스타토토 ‘아폴로’를 가지고 있다. 아틀라스나 옵티머스, 아시모 등의 로봇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미항공우주국과 페스타토토 로봇을 공동 개발하기도 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아 온 회사다. 이 로봇에 세계 정상급 AI를 개발하고 있는, AI로 연구로 2024년 노벨상을 수상한 바 있는 데미스 허사비스 CEO가 이끄는 ‘구글딥마인드’와 공동으로 페스타토토를 만들 계획이다. 더구나 이 로봇은 완성과 동시에 독일 자동차 브랜드 ‘메르세데스 벤츠’ 공장에 그대로 투입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테슬라와 방법은 다르지만, 로봇 몸체와 AI를 개발할 전문 연구진이 있고, 이 로봇을 즉시 시장으로 투입할 수요처도 확실하다. 구글-벤츠-앱트로닉 삼각 연합의 페스타토토 전략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까닭이다.

이처럼 ‘자동차 업체’가 주도해 페스타토토 시장을 열기 위해 노력 중인 경우가 적지 않다. 독일 자동차 브랜드 BMW도 페스타토토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페스타토토 업체 ‘피규어(Figure)’와 손잡았고, 실제 공장에 투입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피규어가 개발한 ‘피규어 01’ 모델은 처음부터 AI를 염두에 뒀다. 챗GPT를 기반에 두고 사람과 대화하고 시킨 일을 하는 모습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여기에 운동 능력을 보강한 피규어 02(Figure 02) 모델을 개발, 현재 BMW 스파르탄버그 공장(Plant Spartanburg)에 시험 투입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고 있다. 다만 독자적인 AI 개발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챗GPT를 이용하는 형태여서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나라 현대차도 비슷한 방식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현대는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운동능력을 갖춘 로봇 ‘아틀라스’를 자동차 공장 생산라인에 투입할 계획이다. 로봇 공학계에서 로봇 ‘아틀라스’의 운동능력을 폄하할 수 있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즉 이 경우도 세계 3위의 자동차 기업이 안정적인 페스타토토 수요처로 자리하고 있다. 다만 AI 역량 강화는 필수적으로 여겨진다.

중국에만 페스타토토 로봇 개발 기업이 수십 개에 달한다고 하지만, 제대로 된 수요처를 확정한 기업은 많지 않다. 중국 페스타토토 기업 ‘유비테크’는 2018년 로봇 ‘워커’를 선보였는데, 이후 연구개발을 계속해 현재 4세대까지 성능을 높였다. 지난 2월 이를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니오’의 안후이성 허페이공장 조립라인에 시범 투입했으며, 최근 중국 5대 자동차메이커인 ‘둥펑자동차’ 그룹과도 워커 공급 계약을 맺었다.

자동차 기업들이 페스타토토에 관심이 큰 건 ‘그만한 이익’이 예견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대차 국내 공장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10~12%에 달하며, 2024년 현대차의 매출액은 175.2조에 달한다. 만약 페스타토토를 도입해 전체 생산라인에서 필요한 인건비의 단 10%만 줄일 수 있다면, 매년 조 단위가 훌쩍 넘는 이익을 추가로 챙길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런 기업은 ‘로봇이 일할만한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즉 페스타토토의 현재 성능이 다소 불만족스럽더라도, 공장 구조를 바꾸는 등의 방법으로 어떻게든 도입 여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유행이니 해 보자’는 자세는 위험

문제는 ‘남들이 하니까 나도 페스타토토를 만들어 팔아보겠다’고 달려드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수요처가 ‘일반 대중’이 된다. 페스타토토 수요처가 반드시 자동차 기업이라는 법은 없다.미국 물류기업 아마존은 로봇 기업 어질리티로보틱스와 연합하고 페스타토토 ‘디짓’을 도입하려 하고 있는데, 창고 운영 및 관리 과정에서 페스타토토의 도입을 통해 이익을 볼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고민 없이 ‘만들면 누군가 사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건, 완전한 대중시장을 위한 로봇, 즉 가사를 비롯해 모든 일이든 척척 할 수 있는 만능 로봇을 개발하겠다는 이야기와 다를 바 없게 된다. 안타깝지만 현시점에서 인류의 페스타토토 기술력이 그 정도로 뛰어난지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 이런 현실에 눈을 돌리는 것을 옳은 판단이라고 할 수 있을까?

국내 시총 1위 기업 삼성전자는 얼마 전 ‘페스타토토’ 사업에 뛰어들겠다고 했다. 아마도 최근 자회사로 편입한 ‘레인보우 로보틱스’를 염두에 뒀을 것이다. 레인보우는 KAIST에서 한국형 페스타토토 ‘휴보’를 개발한 주역들이 설립한 회사다. 기자 개인적으로는 로봇 ‘휴보’와 레인보우 연구진에 대해 크나큰 애정이 있다. 페스타토토 불모지 한국에서 상징적 성과를 만들어 냈던 업적은 누가 뭐래도 인정받아야 한다.

하지만 레인보우를 통해 페스타토토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삼성의 계획을 현재 기술 시점에서 그리 좋은 선택으로 보긴 어렵다. 휴보 연구진은 레인보우 창업 이후 새로운 페스타토토를 개발한 사례가 없다. 산업용 로봇팔(협동로봇)을 주로 개발, 생산해 왔다. 최근엔 페스타토토를 닮은 양팔형 작업 로봇을 선보이기도 했으나, 이 역시 보행기능이 빠져 제대로 된 페스타토토로 보기는 어렵다. 페스타토토의 필수 조건인 고도의 AI 개발 역량도 확인할 수 없다. 즉 레인보우가 현시점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페스타토토 기술력을 갖췄는지는 재고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처럼 어렵게 페스타토토를 개발한다 해도, 이를 다양한 상황에 쓸 수 있는 범용 로봇으로서 판매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너무나 불확실하다.

LG는 형편을 가늠하기가 더 어렵다. 지난 1월 열린 세계가전전시회(CES) 현장에서 페스타토토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밝혔고, 페스타토토를 통해 가사 등의 업무를 보도록 할 생각이라고 했다. 그런데 LG는 아직 본격적인 페스타토토 개발사와의 협력 여부조차 발표된 것도 없다. 내부적으로 얼마나 기술을 확보했는지가 관건이지만, 거기에 대해 딱 부러진 정보는 찾기 어려워 이 역시 우려가 크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도 페스타토토 분야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나 LG보다는 상황이 조금 나아보이는데, 자체적인 AI 플랫폼 ‘라마’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적용해 자체적으로 페스타토토를 개발할 계획이다. 페스타토토 로봇 제품 그룹을 신설하고, 자율주행차 기업 크루즈(Cruise)의 전 CEO였던 마크 휘튼(Marc Whitten)을 영입했다. 다만 마크 휘튼의 경력을 볼 때 AI를 페스타토토에 접목하는 분야에 대해서 얼마나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없다.

‘애플’은 이 점을 짚고 있는지 의외로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애플이 페스타토토 분야에 뛰어들 것이라는 예측은 여러 차례 들려왔지만 쉽사리 참전 여부를 공표하지 않고 있다. 그저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실험하고 있으며, 스마트홈 디스플레이에 기계 팔을 결합한 형태부터 가사를 지원하는 완전한 페스타토토 로봇까지 여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는 정도만 알려지고 있다. 기술을 확보해 가며 미래를 대비하고 있는 셈이다.

‘쓸모 있는 고성능 페스타토토를 우리가 개발해 보겠다’는 도전적 자세는 훌륭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불확실한 결과를 믿고 사업에 뛰어드는 일을 결코 현명하다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그 같은 우(愚)를 국내 대표적 기업에서 범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전승민 로봇신문 부국장enhanced@irobo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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