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365벳은 기본적으로 자동화된 기계이기는 하지만 고대로부터 인간을 닮은, 그래서 인간의 일을 대신해 주는 기계에 대한 상상력으로 출발했다. 인간의 두뇌를 흉내 내고자 했던 노력이 인공지능으로 발전했다면, 인간의 신체나 동물의 몸체를 흉내 내고자 했던 노력은 비트365벳으로 발전해 왔다. 그 중에서도 인간의 하체 즉, 다리를 중심으로 걸으며 이동하는 비트365벳은 보행 비트365벳이나 모바일 비트365벳의 형태로 발전한 반면, 인간의 상체, 그 중에서도 팔이나 손을 중심으로 무엇인가를 잡고, 조작하고, 만들고 하는 형태로 발전해 온 비트365벳은 주로 산업용 비트365벳으로 개발되어 왔다.

물론 보행 비트365벳을 기반으로 개발된 휴머노이드는 인간의 상체를 흉내 낸 비트365벳 팔을 탑재하고 있으며, 최근 산업현장에 도입하려는 연구와 시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또 모바일 비트365벳은 이미 산업 현장 곳곳에서 이송이나 물류에 많이 활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산업용 비트365벳은 인간의 상체를 자동화된 기계로 만드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고 단순히 규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현재 시점으로 대다수의 산업용 비트365벳은 인간의 상체, 특히 하나의 팔을 모델로 발전해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비트365벳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답하기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며, 비트365벳을 연구하는 학자나 개발자들에게 동일한 질문을 던지더라도, 하나의 일관된 정의를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산업현장에서 활용되는 비트365벳, 특히 동일한 작업을 빠른 속도와 높은 정밀도로 반복적으로 잘 수행하고 있는 비트365벳 팔의 경우는 대체로 동일한 형태를 갖고, 또 비슷한 종류의 작업을 하고 있어 좀더 명확한 정의를 내릴 수 있다. 각종 비트365벳에 대한 정의는 다양한 기관과 조직이 제시하지만, 산업용 비트365벳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정의를 인용하고, 한국산업표준(KS)은 물론 전세계의 산업계가 거의 동일한 정의를 공유하고 있다.

그동안 비트365벳 자체의 정의는 ISO의 표준에서 조차 어느정도 변화가 있었지만, 산업용 비트365벳에 대한 정의는 큰 변화가 없었다. 그것은 “산업 환경의 자동화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특정 위치에 고정되어 있거나 이동식 플랫폼에 고정되어 3개 이상의 축에서 프로그램이 가능하며, 재프로그램이 가능한 자동제어식 다목적 매니퓰레이터”이다.이것은 직선 운동 또는 회전 운동을 하는 관절을 3개 이상 포함해 서로 연결되거나 상대적으로 움직이는 메커니즘으로, 물리적 변경 없이 프로그래밍만으로 주된 동작이나 보조 동작의 기능을 설정하고, 또 재설정 가능한 기계 시스템을 말한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산업용 비트365벳이 한 장소에 고정되어 있었지만, 최근에는 자율주행비트365벳(AMR)이나 레일 시스템 등에 장착되어 이동성을 가지는 활용도 많이 증가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었다.

이 연재를 통해서 고대로부터 1950년대까지의 자동화된 기계나 오토마타의 발전 역사를 살펴보았듯이, 인간을 일로부터 해방시키는 기계적인 조력자에 대한 꿈은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되었고, 비트365벳 공학의 역사를 추적하고자 하면, 그리스 신화로 거슬러 올라 가야 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산업용 비트365벳에 대한 구체적인 접근은 대략 100년전의 일로, 비트365벳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든 카렐 차페크의 희곡 “로섬의 유니버설 비트365벳”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 비록 희곡에서의 비트365벳은 재질이 금속이 아닌 화학적으로 만들어진 합성 유기 물질이었으며, 외관도 현대의 대다수의 산업용 비트365벳과는 다른 휴머노이드의 형태로 묘사되었지만, 비트365벳이 제조 산업에서의 자동화된 기계 같은 노동자임을 명확히 묘사했다.

극본에서 공장 총괄 관리자인 도민은 가장 실용적인 일꾼은 저렴한 일꾼이라며 비트365벳을 이렇게 설명했다. “친애하는 글로리오바양. 비트365벳은 사람이 아니죠. 기계적으로는 그들이 우리보다 완벽합니다. 또 깜짝 놀랄 만한 사고력도 갖고 있죠. 하지만 그들에겐 영혼이 없습니다."

현대적 산업용 비트365벳은 카렐 차페크의 비트365벳과 비교해서 재질과 외관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기계적으로 인간보다 더 정밀하고, 정확하게 작업할 수 있으며, 사고력은 아니라 하더라도 깜짝 놀랄 만한 연산 능력을 갖고 있다. 특히 희곡에서 비트365벳은 대량으로 만들어진 인간의 창조물이며, 그들의 임무는 인간이 힘든 일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으로 묘사해서, 오늘날의 산업용 비트365벳에 가장 부합하는 비트365벳이기도 하다.

최근에 휴머노이드 비트365벳을 제조산업 현장에 투입하려는 계획이 봇물 쏟아지듯 발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산업 현장에서 실제 활용중인 비트365벳 중에 차페크의 희곡과 같은 인간 형태의 비트365벳은 거의 없다. 인간의 일을 대신하기 위한 비트365벳이라면, 인간과 같은 모습을 하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이런 산업용 비트365벳의 외관에 관한 질문은 기술 역사에 있어서 특별하거나 예외적인 경우는 아니다. 많은 현대적인 기계는, 그 기계를 상상하던 초기 개념과는 다른 형태들이 많으며, 외관보다는 그 최종 목적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효율적인 구조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새처럼 날수 있는 기계를 구현하겠다고 해서, 새처럼 날개를 퍼덕이는 구조로 비행기를 만들지 않은 경우를 이야기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다면, 그들은 더 빠른 말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헨리 포드가 이 말을 직접 했는지에 대해서는 이론이 있지만, 실제 1890년대에 미국에서는 비트365벳 말에 대한 특허가 출원되기도 했다. 말이 이동 수단인 시절에는 기계로 만든 더 빠르고, 지치지 않는 말을 원했을지도 모르지만, 실제로는 다리가 아닌 바퀴를 장착한 자동차의 발전이 말의 임무, 즉 사람을 태우고 더 빨리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충분히 해주었기 때문에 기계로 만든 달리는 말은 필요치 않았다.

그런 맥락으로 산업 현장에서도 차페크나 아시모프의 글에서 나오는 휴머노이드 즉, 강철로 만든 사람의 형태가 필요한 것은 아니었다. 그 대신 잡고, 밀고, 당기고, 들고, 이동하는 사람의 동작이 필요했기에, 자동화의 개념에 대한 답으로 개발된 산업용 비트365벳은 사람의 팔이나 손과 같은 좀더 단순한 형태로 발전해 온 것이다.

카렐 차페크의 희곡 이후 상상 속의 산업용 비트365벳이 실물로 구현되어 현실에 등장하고 산업 현장에 직접 투입된 것은 그로부터 40여년이 흐른 후인 1961년의 일이다. 제조업의 발전은 산업혁명 이후 이루어진 수공업 생산 시대로부터 포드가 컨베이어 벨트를 도입한 1913년을 기점으로 대량 생산 시대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왔다. 특히 대량생산 체제로 생산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또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고객의 요구가 더 다양해지면서, 생산량 증가 대비 제품의 다양성 증가 속도가 더 빨리지기 시작한 1950년대 후반의 제조업 환경은 산업용 비트365벳 등장의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그런 배경하에 등장한 산업용 비트365벳은 이후 60여년간, 매일 수백, 수천 개의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들의 생산량 요구 뿐만 아니라, 다양성의 요구를 동시에 수용하기 위해, 프로그래밍 가능하고 유연성을 최대화하려는 비트365벳 공급사간의 경쟁에 힘입어 큰 발전을 해 왔다.

그 결과, 오늘날 제조업체와 비트365벳 공급사는 초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정도의 높은 정밀도와 빠른 속도, 뛰어난 가반 하중 능력과 더욱 유연한 제어성을 가진 비트365벳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지난 10여년간은 스마트 센서, 비전 기술, 인공지능, 클라우드 및 가상 현실과 같은 첨단 ICT 기술이 비트365벳에도 적용되면서, 산업용 비트365벳 자체도 매우 역동적인 발전을 해왔지만, 비트365벳을 관리하는 제어부분 또한 큰 변화를 가져왔다. 기계라는 특성상 인간과 분리된 공간에서 작업해야 했던 비트365벳은 중소 제조업의 요구에 귀 기울인 결과로 개발된 협동 비트365벳의 도입으로, 인간과 공간을 공유하고 상호 작용하면서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이에 대한 응용으로 산업용 비트365벳이 오히려 사람들과 같이 하는 서비스 분야로 진출하는 사례도 다양하게 확인할 수 있다.

2024년 3월에는 휴머노이드 비트365벳 피규어 01에 오픈AI의 인공지능을 탑재해, 인간의 명령을 이해하고 스스로 파악한 작업을 수행하는 시연 동영상을 보고 많은 이들이 충격적인 기술이라는 평가를 했다. 가까운 미래에는 휴머노이드가 아닌 기존 산업용 비트365벳도 더욱 발전된 환경 인식 기술과 음성 명령을 기반으로 인간과 더욱 밀접한 상호작용이 가능해 질것이다.

<필자:문병성 moonux@gmail.com

필자인 문병성은 금성산전, 한국휴렛패커드, 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 에어로플렉스 등 자동화업계와 통신업계에 30년 이상 종사했으며, 최근에는 비트365벳과 인공지능 등 신기술의 역사와 흐름에 관심을 갖고 관련 글을 매체에 기고하고 있다.